정신과 영역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사람의 마음을 보다 깊게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정신분석이라는 학문에 대한 관심도 많고, 실제로 정신분석을 공부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신분석이 무엇인지, 정신분석과 다른 종류의 다양한 치료법들과의 차이 혹은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정신분석이라는 학문 안에는 어떤 이론들이 있으며 그 이론들이 실제 치료에 적용될 때는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등에 대해 체계적인 지식을 갖추신 분들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그건, 정신분석이라는 학문 자체의 특성에 기인하는 바가 큽니다. 정신분석은 히스테리 환자들에 대한 치료법으로 프로이트에 의해 처음 ‘개발’되기는 했지만, 점차 그 영역을 넓혀 사람의 마음 전반에 대해 방대한 지식을 축적한 학문이 되었습니다.

그 과정은 체계적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선 프로이트 자신이 사람의 마음을 설명하는 모델을 두 번이나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용어나 개념들이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채 사용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자아(ego)라는 용어는 언제, 어떤 맥락에서 사용되었는지에 따라 서로 다른 여러 뜻을 지닙니다.

프로이트 이후에 상황은 더욱 심각해집니다. 프로이트의 이론을 보완 혹은 반박하는 수많은 이론들이 용어나 개념을 정확히 정의하지 않고 사용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전혀 다른 얘기를 하면서 같은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예를 들어 프로이트의 ego와 페어번의 ego, 프로이트의 oedipus complex와 클라인의 oedipus complex) 다르지 않은 말을 하면서 전혀 다른 용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제 100년을 훌쩍 넘긴 역사를 가진 정신분석은, 매우 복잡한 학문이 되어있습니다.

학문 자체가 갖는 특성 외에도,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정신분석을 공부하고 가르치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공부한, 혹은 속한 학파의 이론만이 최고이고, 다른 이론은 모두 틀린 것으로 배격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태도는 다분히 정치적인 것이고, 이런 태도가 정신분석을 공부하려는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정신분석에 대한 다양한 오해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신분석을 공부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첫째, 개인 분석을 받음으로써 분석이 어떤 것인지를 경험하는 동시에 자신의 마음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둘째, 정신분석 이론을 공부하고 셋째, 정신분석의 개념을 이용한 치료를 직접 하면서 지도(supervision)를 받는 것입니다. 정신분석 이론은 다시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임상적인 기법에 대한 이론, 두 번째는, 소위 metapsychology라 불리는 사람의 마음에 대한 이론입니다. 본 강의에 포함된 주제들 중 ‘이론’과 ‘발달’은 metapsychology에 해당되고, ‘기법’과 ‘정신병리’는 임상 기법에 대한 이론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 강의는 이 세 가지 중 두 번째, 정신분석 이론에 대한 이해를 위한 것으로, 크게 이론, 발달, 기법, 정신병리, Special Topics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론에서는 각 학파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왜 각각의 이론이 필요하게 됐는지를 공부합니다. 발달에서는 마음의 발달을 설명하는 정신분석적 모델을 공부하고 소아와 청소년의 정신병리 및 치료에 관해 공부합니다. 기법에서는 학파에 상관없이 모든 정신분석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그 현상들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공부하고, 학파마다의 미세한 차이에 대해서도 공부합니다. 정신병리에서는 사람의 마음에 생길 수 있는 병적인 현상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그 현상들이 발생하는 기전을 정신분석에서는 어떻게 설명하는지를 공부합니다. Special Topics에서는 따로 떼어 정리해보는 것이 좋을 만한 개념들에 대해 공부합니다.

1. 수업은 강의로 진행됩니다. Synopsis도 제공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정신분석은 도제식의 교육만이 가능하고, 교재를 읽고, ‘free discussion"하는 것이 정신분석을 공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주장하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런 말은 치료 case에 대한 supervision의 경우나 정신분석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토론에 해당되는 말이지, 정신분석을 배우는 단계에 해당되는 말은 아닙니다. 오히려, 위에 언급한 정신분석이라는 학문의 특징 때문에, 배우는 단계에서는 수많은 용어나 개념을 체계적이고 정확하게 정리해두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2. 특정 학파의 이론(Metapsychology)에 치중하지 않습니다. 현재 정신분석이라고 하면, 자아심리학, Kleinian Theory, 대상 관계 이론, 그리고 자기 심리학과 Relational Theory 등을 포함시키는 것이 일반적인데, 임상에서의 이론의 적용은 치료자가 어떤 이론을 선호하는지가 아니라 내담자가 어떤 마음의 구조를 갖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론에 대한 편견 없이 얘기를 들으면 어떤 사람에게서는 프로이트가 들리고 어떤 사람에게서는 클라인이 들립니다. 한 사람에게서도 때에 따라 다른 얘기가 들립니다. 한 사람의 마음을 설명하는 모델이 그 때 그 때 달라질 수 있고, 한 이론만으로 마음 전체가 설명되는 사람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모든 이론을 잘 공부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각각의 이론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어떤 한계 때문에 새로운 이론이 필요하게 되었는지 등을 공부해서 실제 치료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들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한 학파의 이론만을 고집하는 평향된 시각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미묘하고 복잡한 것이어서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치료자들에게 불확실성은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수많은 이론과 치료 방법이 있지만 임상에서 환자를 보면서 내가 하고 있는 치료가 어떤 이론적 근거를 갖고 있는지, 내가 제대로 치료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본 강의는 사람의 마음에 대한 한 가지 시각, 정신분석이라는 학문을 토대로 다양한 영역의 치료자들이 그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적절한 이론적 근거를 가지고 치료에 임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2년이라는 시간은 꽤 길 수도 있지만 정신분석을 충분히 공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이 강의를 통해 ‘충분할 만큼’ 정신분석을 배울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사람의 마음을 보다 깊게 이해하시려는 분들이 정신분석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도와드릴 수는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나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정신분석 공부의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2011년 3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방학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 저녁 7시에서 9시

* 강의는 총 60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세한 일정은 파일로 첨부합니다.

* 모든 강의를 들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필요한 강의만 선택해서 수강하셔도 됩니다.

* 각각의 강의에 대한 자세한 개요는 http://cafe.daum.net/itsallmind ‘공지 사항 및 공부 일정’ 게시판에서, 강의 시작 2주 전쯤에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참석 인원에 따라 장소는 추후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추후 변경될 경우 등록하신 분들께 개별적으로 연락드리겠습니다.

1995 연세대학교 의료원 정신과 전공의 과정 수료 및 정신과 전문의

1999-2003 Los Angeles Psychoanalytic Institute and Society (현재는 New Center for Psychoanalysis)에서 정신분석 training

이수경

1990년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1994년 전문의 취득

1995년~1996년 국립서울정신병원 소아정신과

1997년 서울대학병원 소아정신과전임의

1998~2000년 청주성모병원 소아정신과과장

2001~현재 소운정신과 소아청소년 클리닉 원장

대한 소아청소년 정신의학회 정회원

대한분석치료학회 정회원

수강료 입금 후 담당자에게 전화 주시면 등록 됩니다. 등록 후 등록 확인과 강의 안내에 대한 이메일을 보내드리겠습니다.